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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했던 순간들- 청연리포터 3기 김유나

글쓴이 : 김유나 날짜 : 2012-10-01 (월) 21:15 조회 : 2448



청연리포터 3기 김유나  <8.7-17 워크캠프 이야기>



 8 7-17일. 워크 캠프에 참가하기 전, 누구나 그러하듯 설렘보단 걱정이 앞섰다. 10개국에서 온 친구들과 의사소통은 제대로 될지, 마찰이 있다면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한국 친구들과도 하기 어려운 봉사활동을 외국친구들과 잘 할 수 있을지. 설렘 보단 걱정에 사로잡혀서 4학년을 한 학기 남겨둔 이 시점에서 캠프를 가는 것이 과연 옳은 선택인지 자꾸만 내 자신에게 되물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친구들이 저마다의 특별한 이유로 모인다는 사실이 흥미로우면서도 국제관계 쪽에 관심이 있는 나로서는 굉장한 호기심으로 다가왔다. 살면서 사람들은 무수히 많은 선택을 한다. 내가 한 선택이 언제나 옳을 순 없지만 적어도 후회는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딪혀 보기로 했다


  아니나 다를까. 첫날부터 요즘에 흔히 말하는 멘붕을 제대로 경험했다. 10일동안의 스케줄을 한국친구들과 작성하고 한국 친구들을 포함해 일본, 홍콩, 러시아, 인도네시아, 멕시코, 프랑스, 이탈리아, 베트남, 캐나다 10개국의 친구들이 한곳에 모여서 각자 소개를 하고 삼삼오오 모여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Team building시간을 가졌다.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생활을 하기 때문에 영어를 쓰게 되었는데 정말 그야말로 나의 영어실력이 정말 객관적으로 확연히 느껴졌다. 듣기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듣기와 동시에 대화를 위해서는 다시 생각을 하고 말을 해야 하니 머리에 쥐가 날 지경 이였다. 그렇게 서로와 친해지는 시간을 가지고 새벽에 잠을 자려는데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았다.

                                                                                
올해 여름 엄청난 더위로 인해 초반 4일동안의 지역 봉사활동은 그야말로 고난의 연속이였다. 하지만 정말 이상하게도 봉사를 하고 나서는 기분이 상쾌했다. 몸은 고단하지만 마음은 따뜻한 보람을 느꼈던 것이다.

처음엔 대화조차 어색했던 아이들과 함께 짐을 옮기고, 보수공사를 하는 동안 서로 가벼운 대화들을 하며 서서히 그렇게 가까워 지고 있었다
.
 상당히 많은 집들이 보수가 필요했고 그 중에는 정부의 지원조차 끊긴 집들이 많았다. 우리는 그분들이 조금 더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가구를 옮기고 벽지가 칠해지면 다시 정돈하는 식이였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은 집은 할머니와 딸 두 노인이 사는 집이였다.

사람이 살기에는 굉장히 열악한 집이였다. 도움이 끝나고 외국인 친구들과 우리는 할머니를 위해 노래를 불러드렸다. 각자 언어와 모습은 다르지만 할머니에 대한 마음은 모두 진심 이였던 것일까 할머니가 고맙다고 우시는데 노래를 부르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렇게 할머니에게 밑반찬을 만들어 드리고나서 나서야 마음이 한결 편안해 졌다.



 
워크캠프는 지역봉사 외 지역 아동센터 아이들과 함께하는 키즈캠프도 계획되어있었다. 짜여진 틀은 없었지만 우리가 그 빈 공간들을 함께 계획해 나아갔다.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토론하고 계획을 짜면서 한결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 첫째 날은 실내에서 하는 각 나라에 대한 문화를 소개하는 엑스포시간을 가졌고 다음날은 서울 숲공원에서 아이들과 뛰어놀며 우리가 계획한 게임도 하고 사진도 찍었다. 대부분 한 부모 가정이나 소득이 적은 가정의 아이들이 였는데 굉장히 난폭한 아이들도 많았고, 어두워 보인 아이들도 있었다.

아이들은 통솔하는게 그렇게 힘든 일인 줄 그때 알았던 것 같다. 그럴 때 마다 워크캠프 친구들이 서로 힘이 되어주고 위로가 되었다. 그러면서 어느새 영어로 말해야 한다는 부담감보다는 친구들과 대화하기 위한 당연한 요소가 되었고 그 친구들과의 사이에서 편안함을 느꼈다.

숙소에 들어와 함께 지친 몸을 풀고 우리끼리의 재밌는 시간을 가지면서 나도 모르게 외국인이라는 인식보다는 그냥 단지 내 친구들이구나 라는 생각만 들었다. 물론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문화도 언어도 심지어 외모까지 모두 다르지만 우리는 하나입니다라는 말을 예전에 들었을땐 실감이 나진 않았다. 캠프를 통해 겪어 보고 나서야 온몸으로 느껴지는 듯했다. 워크캠프를 겪은 지금은 나의 인생의 새로운 궤도로 진입하고 있는 것 같다.

요즘은 취업난에 토익이나 자격증공부 같은 그저 스펙을 위해 하는 빡빡한 삶과 상황 속에서 워크캠프는 새로운 친구들과의 정을 쌓을 수 있게 만들어준 달콤한 휴식의 시간 이였으며 나를 다시 조여주는 자극의 역할까지 했다.

 


캠프의 마지막 밤에는 돌아가며 소감을 말했는데 그 동안 함께 지낸 2주간의 정 때문 이였는지 모두 껴안고 울며 서로를 다독이고 있었다. 정말 다양했던 우리였지만 정말 하나가 된 마음 이였다. 사람들은 누구나 익숙한 것을 원하는 그리고 찾으려는 습관이 있다
 

 나 또한 캠프를 하기 전엔 걱정이 많았다. 캠프를 함으로써 포기해야만 하는 기회비용을 따져 보게 되고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그리고
불안함이 있었다. 캠프가 끝난 지금 나에겐 많은 추억이 생겼고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전 세계에 친구들이 생겼다.

 영어 실력은 물론이거니와 국제적인 마인드와  각자 다른 문화와 특성을 가지고 있는 그들을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능력, 다양한 경험 등을 통해 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디인지 느껴볼 수 있는 기회, 그리고 그 동안의 나를 뒤돌아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되었다.

신중하게 한 선택에는 후회가 없다라는 말이 있다. 어떤 일을 하기 전, 두려워서 포기하고 좌절하고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나는 이번 워크캠프를 통해 느낀 점을 말해주고 싶다. 그것이 옳든 그르든 신중한 결론 끝에 얻어낸 성과는 정말 무한하다고.
 그리고 당장 시작해도 늦지 않았다고, 막연한 두려움과 의심은 그 만큼의 더 값진 성과를 얻기 위한 당연한 과정 속에 있으니 마음속 무거운 짐을 하나 내려 놓고 편안하고 담담하게 생각하라고 말이다.






ksh 2012-12-07 (금) 16:52
글을 정말 잘쓰시는군요! 인생에서 좋은 경험되었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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