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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 대학생과 변방 늙은이의 상관 관계

글쓴이 : 구자형 날짜 : 2013-11-18 (월) 15:15 조회 : 2148
대학생과 변방 늙은이의 상관 관계

앞날이 불투명한 대학생, 당신에게

 
 
  누구나 한 번쯤 보았을 것이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돈을 벌기 위해 나온 공사장의 인부들. 그들은 형광 조끼를 입고, 더워 보이는 공사장 헬멧을 쓴 채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한다. 미장하는 사람, 잔해물을 쓸어 담는 사람까지 그 보직도 참 다양하다. 혹시 철근이 떨어져 다치는 사람이 생기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면서도 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일에 뛰어든 사람들. 우리는 그들을 ‘막노동꾼’이라고 부른다.
  지난 여름방학, 평소 친하게 지내던 지인이 고속도로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했다. 폭염 속에서 고속도로를 타설하는 속칭 ‘노가다’ 수준의 일이었다. 필자는 제안을 받고 곧바로 근로 의사를 밝혔다. 급여가 세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군말 없이 이 제안을 수락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사회에 뛰어들 날이 머지않은 20대로서, 인생 경험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곳에서도 무엇이든 배워서 오자’. 이것이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며 새긴 각오였다.
  길을 걸으며 심심찮게 보이는 건설 현장에서도 알 수 있듯, 막노동의 현장은 계열을 막론하고 연령층이 높은 편이었다. 필자가 배정받은 작업 1팀에서만 해도 40대나 50대의 어르신들이 주를 이뤘고 20대는 한 명도 없었다. 팀에서 유일한 20대, 그것도 아직 군대조차 제대하지 않은 사회 초년생이 한 가정의 가장들과 함께 일한다는 것은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첫 공사장 아르바이트에 뛰어들어 아버지뻘인 ‘형님’들과 일을 배우고, 식사와 숙소 생활을 함께했다. 또 작업이 힘든 날에는 간단한 술자리도 가졌다. 그런데 술자리마다 항상 자기 인생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었다. 결코, 과음을 해서 생긴 주사는 아니었다. 그는 항상 “노가다는 바로 돈이 나온다는 매력이 있어. 그렇지만 너처럼 젊은 애들은 절대 이런 습관에 물들어선 안 돼. 고생은 젊을 때에만 사서 하는 것이란다. 우리 절대 닮지 말아라.”라며 이야기를 마쳤다. 아리송하지만 의미심장한 말이었기에, 비록 술자리에서의 이야기였지만 내 마음 한구석에 크게 자리 잡았다.
  보편적으로 세상 사람들은 공사장 인부들이 모두 ‘공부를 못하는 사람들’이나 ‘태생적으로 집안이 가난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생각은 틀린 것이었다. 어르신 중에는 내로라하는 명문대 졸업자도 있었고, 어느 대기업의 부장을 지낸 분들도 있었다. 누가 보아도 사회 고위층의 길을 걷기에 충분한 조건들을 가졌음은 틀림없다. 그러나 불의의 사고로 인해 또는 주변 환경이 여의치 않아 결국 몰락한 일당쟁이의 길을 걷게 된 인생. 공사장 인부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었다.
  나름 이 시대의 지식인이라고 자부하는 대학생들은 ‘비싼 등록금 내고 학교를 다니는 나는 분명 나중에 좋은 기업에 들어가고, 단란한 가정을 꾸려 화목하게 살겠지?’라는 생각을 한다. 필자도 각종 대외 활동과 함께 무난한 대학 생활을 보내고 있기에, 이런 생각의 틀에 갇혀서 살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경험을 통해 생각이 확 바뀌었다. 비록 좋은 조건을 가졌다 하더라도 세상은 뜻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란 것을.
  옛날 중국 변방에 살던 노인과 말의 이야기에서 비롯된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고사성어가 이런 현실을 대변하듯, 인생은 헤아릴 수 없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하지만 사회의 시작점에 들어선 대학생들은 그 인생을 휘어잡을 만큼의 잠재력과 패기를 가졌다. 막 청년기에 접어든 여러분은 인생이라는 시계에서 절반도 못 미치는 시간에 자리잡고 있다. 또한 청년들은 어떤 일에도 도전할 수 있고, 쓰디쓴 실패를 겪어볼 수 있는 나이다. 아무리 많은 이들이 고되다고 생각하는 '막노동'일지언정, 거기서라도 무엇인가 배워서 나오자고 다짐하던 내 생각은 이런 청년으로서의 패기에서 나온 것일지도 모른다.
  국가 수사 기관의 선거 개입 의혹은 물론이거니와 정당 해체 투쟁까지, 지금의 대한민국은 너무나도 어수선한 실정이다. 그 중에 우리와 같은 청년층들은 도대체 어느 정보와 사상에 맞춰 춤을 춰야 할지 혼란스러워하는 이들이 많다. 이렇게 한창 정국이 혼란스러운 지금, 대한민국에는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깨어있는 대학생’이 너무나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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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형 기자
jahyeong6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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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청년유권자연맹 5기 기자
한국청년유권자연맹 경기남서지부 회원
새누리당 중앙미래세대위원회 고교 Dream 분과 위원
평택대학교 신문사 30기 대외협력부장
(전) 대학언론협동조합 창립 준비위원
(전) 창비 청소년 문학상 심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