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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당신을 소개하는 건 8가지로 충분해

글쓴이 : 구자형 날짜 : 2013-12-25 (수) 02:07 조회 : 1965
당신을 소개하는 건 8가지로 충분해

더 무슨 소개가 필요해?



5? 8!

     “○○대 가면 성공 한다.”
     “□□대 가서 미팅할래, 공장가서 미싱할래?”

  우리 부모님 세대가 학창시절 밥 먹듯이 들어왔던 말이다. 성공하고 싶은가? 미팅하는 것과 미싱하는 것 중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가? 이런 질문에 우리 사회는 늘 명쾌한 해답을 내려줬다. “그렇다면 명문대에 들어가”. 이처럼 대한민국 사회는 오래 전부터 고학력을 요구하는 풍습이 있었다. 초등학생이 밤늦게까지 학원을 다니고, 수험생이 압박에 지쳐 투신하는 모습들은 이미 전통적으로 역사 깊이 이어져 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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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2년 고용노동부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조사하여 취업에 필요한 5가지. 이른바 ‘5대 스펙’을 발표하였다. 이 다섯 가지에는 예부터 강조 되어왔던 학벌에 ‘학점’이 따라 붙었다. 더 이상 대학에 입학만 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다. 글로벌 시대에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토익’과 ‘어학연수’도 무시할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어떤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가를 두고 사람을 평가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12년, 취업에 필요한 세 가지 스펙이 추가로 발표됐다. 얼마나 많이 베풀었는가를 가리는 ‘봉사’. 실무 경력은 얼마나 되는지를 평가하는 ‘인턴’. 마지막으로 대외적인 인정을 받았는가를 가리는 ‘수상 경력’이 바로 그 것이다. 이렇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쌓이는 조건들 덕에 청년들은 죽을 맛이었다.
 발표된 지 1년이 지난 ‘8대 스펙’이 어느 예능 프로그램으로 인해 다시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언론들은 8대 스펙을 분석하기에 서로 바빴고, 청년들의 한숨은 늘어만 갔다. 도대체 8대 스펙이 무엇이기에, 왜?



단순히 보면 좋아요! 하지만?
  학벌은 간단히 사람의 지식수준을 말해준다. 학점은 얼마나 전공 공부를 열심히 했는가를 가른다. 잉글리시 없이 살기 빡빡한 세상에서 토익과 어학연수는 큰 도움이 된다. 기술을 증명하는 자격증도 마찬가지다. 많이 베풀고, 봉사 정신이 투철한 것도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덕목이다. 취업을 하기 전에 인턴으로서 먼저 일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일반적인 사람들의 생각이다.
  8대 스펙, 넓게는 이런 스펙 열풍을 단순하게 바라보면 썩 나쁘지만은 않다. 살아가면서 쌓아야 할 지식, 덕목 그리고 능력의 필요성을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여덟 가지가 말해주는 방향으로만 나아간다면, 취업은 물론 순탄하게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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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코리아가 공개한 국내 10대 기업 구직자 평균 스펙. (자료 잡코리아)
 
  그러나 막상 깊게 따져보면 그렇지 않다. 학벌은 사람의 지식수준을 상대적으로만 정의할 수 있을 뿐, 절대적으로 말해주지는 못한다. 또 봉사 활동을 아무리 많이 했을지언정 그 사람이 진심으로 봉사 홛동을 했던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다양한 수상 경력을 가졌어도 진정 흥미가 있어 수상을 한 것인지, 단순히 스펙을 위해 모은 것인지 가리기란 굉장히 어렵다. 자격증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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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과적으로 ‘8대 스펙’이라며 청년들을 정의 내리는 것은, 수치적인 통계만 우선시하고 사람의 성격과 가치관 등을 내면적인 모습을 간과하는 셈이다. 우리 사회는 인성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오직 사람의 표면적인 모습에만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어떤 성격을 가졌는지, 기존 구성원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지, 일에 얼마나 흥미를 느끼는지 따위는 알 바가 아니다. 수치적이고 일률적인 통계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이는 너무나도 기계적인 느낌을 내뿜는다. 마치 ‘청년’이라는 기계의 8가지 기능이 우수한지, 고장인지 품질 검사를 받는 것 같다. ‘힐링’과 ‘인간미’를 강조하는 우리 사회는 스스로 청년들을 기계처럼 줄 세우고 있었다.



소개하기가 어려운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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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청년유권자연맹에서는 '대학생 스펙 타파 프로젝트'를 내걸고 YLP를 계획 중에 있다. (사진 한국청년유권자연맹)

  박근혜 정부는 대선 공약으로 스펙을 초월한 인재 채용 시스템을 내걸었다. 기업들은 스펙 평가를 완화한다는 말로 자체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많은 시민 단체도 스펙 타파를 위해 발로 뛰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한민국 사회에서 ‘스펙’은 취업을 위해 가장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인식도 그렇다. 사람들은 낯선 이를 파악하기 위해 출신 학교를 가장 먼저 묻는다. 사회 각계각층이 스펙 중시 풍조를 깨기 위해 걸어가고 있음에도, 대한민국의 사회가 갈 길은 아직 멀었다.
  만약 이 같은 풍조가 계속된다면, 먼 미래의 청년들은 면접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될 지도 모른다.
 
    “당신을 소개하는 것은 8가지로 충분해. 더 이상은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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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형 기자
jahyeong615@gmail.com
facebook.com/ErinnLatte
 
한국청년유권자연맹 5기 기자
한국청년유권자연맹 경기남서지부 회원
(전) 새누리당 중앙미래세대위원회 고교 Dream 분과 위원
(전) 평택대학교 신문사 30기 대외협력부장
(전) 대학언론협동조합 창립 준비위원
(전) 창비 청소년 문학상 심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