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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모델] 전국동시지방선거라는 축제와 함께 호흡하며 뛰었던 시간

글쓴이 : 이하영 날짜 : 2014-06-09 (월) 15:11 조회 : 2272

 

전국동시지방선거라는 축제와 함께 호흡하며 뛰었던 시간

 

 

 지난 몇 주 동안, 나는 정치적 중립단체 한국청년유권자연맹의 ‘청바지 모델’이었다.  얼핏 몇몇 브랜드의 모델을 떠올리게 하는 ‘청바지 모델’은, 사실 ‘년이 라는 방선거, 꼬가서 투표하자!’의 약자다. 청바지 모델로 청년 유권자들의 정치의식 및 투표율 향상을 위해 활동하는 지방선거 서포터즈 역할을 했다.

청년들과 함께하는 서울, 인천, 경기 지역의 시장후보 미팅을 홍보 및 참여하고, 서울 교육감 후보 진영 정책 연구원 앞에서 정책 제안을 했다. 길거리에 나가 투표독려 캠페인을 하며 많은 청년들을 만났고, 내 개인 SNS를 지방선거에 관한 여러 이야기로 그 어느 때 보다도 뜨겁게 달구며 친구들과 많은 생각과 정보을 공유했다.

 

 나는 참 운이 좋게도, 대학생 시절 중에 한 번의 대선과 4년에 딱 한번 있는 지방선거를 두 번이나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 지방선거 때는 이제 막 투표권이 생긴 20살이라 뭐가 뭔지도 모르고 사회적 흐름에 같이 묻어가며 지나갔다면, 이번 지방선거에는 좀 더 청년유권자로써의 권리를 더 잘 행사하고 싶었다.

청바지 모델로 활동하게 된 것도 이와 같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결코 아무 때나 할 수 없는 활동, 그 어떤 대외 활동보다도 우리의 삶에 밀접한 영향을 끼치는 데에 기여할 수 있는 활동. 그게 바로 이 일이었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청바지 모델로써 지방선거라는 커다란 축제와 함께 호흡하며 뛰었던 지난 시간은 내게 단순히 투표를 넘어 사회에서 어떤 사람으로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든 시간이었다.

대개 어떤 소속으로 일정기간의 활동을 마치고 나면, 보람된 한편 매우 홀가분하기 마련이다. 모든 과정이 끝나면 이제 긴장을 풀고 짐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번엔 무언가 달랐다. 분명 지방선거가 끝나고 청바지 모델로서의 기간이 끝났는데, 나는 더 많이 긴장하고 사회를 바라보게 되었고 내게 남겨진 과제의 무게는 더 컸다.

 

 이제 이번 활동을 통해 깨달은 2가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첫째는, 우리 20대에 대한 오해다.

언제부턴가 우리 젊은 세대는 과거 사회운동을 했던 8-90년대의 선배들과 비교되며 사회에 관심이 없는 세대, 지극히 개인주의적이며 자기의 이익만을 위하는 세대, 정치에 관심 없는 세대 등으로 표현되기 시작했다. 그런 20대에 대한 비판에 나도 어느 정도 수긍하며 우리 세대에 대해 자격지심을 갖고 있었다. 낮은 20대의 투표율, 찾아보기 어려운 대학생 집회, 시위 등이 바로 그 근거였다. 그러나 최근 내가 경험하고 느끼는 것은 다르다.

결코 우리 세대가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으로 바뀐 것이 아니었다. 시대가 바뀌었다. 정치의 방식이 변모했고 사회의 결정 방식이 달라졌으며 사람들의 의사표현 방식 또한 다변화되었다. 이제는 과격한 투쟁보다 치밀한 롤 플레이가 중요한 세상이며, 큰 소리가 아닌 작은 소리로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사회다.

지방선거를 계기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이야기해 보니, 우리 20대는 곳곳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목소리를 표출하고 있었다. 모두가 거리로 나와 큰 소리를 내는 대신, 일부는 거리로 일부는 NGO 단체에 일하거나, 자원봉사를 하며 실무로 뛰어들어 각각의 역할을 한다. 우리의 손에는 메가폰 대신 스마트폰이 있었다. 각자의 생각대로 각자의 판단대로 자신에게 가장 맞는 방법을 찾아 움직인다. 누군가는 투표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고, 심지어는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지만) 투표하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이도 있다.

이미 사회적으로 많이 이야기되듯 우리 세대는 살기 힘든 세대다. 그 어느 때 보다도 상향평준화된 스펙 속에서 숨 쉬고 자기 살 길 찾으며 살아야 하는 세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세대는 어쩌면 그 어느 세대보다도 독보적이고 세련되고 독특한 방식으로 우리의 이야기들을 표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만 그것을 측정하는 방식이 기성의 방식이며, 때문에 평가절하 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 본다.

많은 통신기기의 발달로 시대적 배경 자체가 모든 사건을 바로 내 앞에서 다룰 수 있는 우리 세대는 더 이상 보편적 당위성으로만 움직이는 세대가 아니다. 밀접한 관련성과 매력도로 움직인다. 20대의 투표율이 낮은 것은, 그만큼 현재의 정치가 20대에게 관련성이 떨어지고 매력이 없다는 것이다. 매스컴에서 보여지는 우리 정치의 부정적 면모들도 하나의 이유가 되겠지만, 그것보다도 청년 정책의 부재에 있다. 지금 청년들이 맞닿은 일들은 실질적으로 다루는 정책이 거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나마 청년 정책이라고 내놓는 정책들에 대해 청년들은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20대의 투표율은 점점 상승하는 추세다. 이는 향후 선거에 있어 청년 정책의 질과 양이 아직 표출되지 않은 수많은 청년의 표심을 자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진짜 청년을 위한, 청년의 지금 당장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들이 많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둘째는 정치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 및 시행이다.

 이번 활동을 통해 가장 많이 느낀 것은 정치 교육의 필요성이다. 요즘 세상에 몰라서 못하는 게 어디있냐는 말도 있지만, 정말 몰라서 투표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방선거는 당장 우리 동네의 대표자들을 뽑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 선거보다, 대선보다 인기가 떨어진다. 그 이유는 “몰라서”다. 실제로 7장의 투표용지가 각각 무엇에 대한 것인지조차 모르고 투표하는 사람이 태반이었다. 1995년부터 지방선거가 전면 시행되었다. 사실상 20년이나 되었지만, 아직도 국민들은 지방자치의 힘을 몰라 지방선거를 소홀히 여긴다. 우리가 매스컴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상은 대통령과 국회의원이며 그들이 국가 모든 일의 의사결정의 주체라고 인식하게 된다. 지방자체단체의 대표가 매스컴을 통해 부각되는 경우는 거의 부정적인 이야기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우리 동네 대표를 뽑는 일임에도 지방선거의 의미와 영향력에 대해 크게 인식하지 못하며 때문에 대선보다 훨씬 낮은 우선순위를 준다. 결과적으로 지방선거 투표는 자신의 일상에서조차 낮은 우선순위에 그치고 만다. 더욱이 국가의 홍보 면에서도 지방선거의 홍보 규모가 더 작은 것도 사실이다.

지방선거에 달린 결정권의 크기는 실로 거대하다. 당선인 한 사람의 손에 걸린 인력 결정권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더욱이 그 모든 결정은 당장 내가 살고 있는 곳에 관한 일들이다. 꼭 알아야 하고, 알려줘야만 하는 것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정치라는 분야에 대해 알 수 있는 방법이 의외로 적다. 실질적으로 고등학교 때 잠깐 맛보는 정치가 전부이며, 이마저도 인문계가 아니면 접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사실상 정치에 대한 아무런 학습 없이 많은 사람들이 유권자로 덩그러니 내던져지는 현실이다.

유럽국가의 경우, 교과과정에 노동자의 권리나 일반 국민의 투표권에 대해 공부하는 과정을 넣기도 하고, 시민권이라는 개념에 대해 배우는 수업도 있다. 그러한 내용을 초등학교 때부터 만화로 재미있게 접하도록 한다. 이제 우리나라도 정치 교육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이 나라의 정치구조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지방자치는 무엇이며 어떠한 영향력이 있고, 때문에 유권자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 정치를 누구나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수준별 학습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먼저 우리나라에서의 정치는 어떤 형태인지, 각각의 이념이 대표적으로 표방하는 것이 무엇인지, 지방자치는 무엇이며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유권자라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설명 할 수 있는 내용을 구성한다. 이것을 초등학생에게는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각각의 눈높이에 맞게 또한 일반인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만한 컨텐츠로 다양화하여, 각각의 집단에게 알맞은 수준의 정치 교육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교육을 시행함으로써 아이들은 투표권을 갖기 이전부터 투표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고, 우리나라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이로써 투표권이 생겼을 때, 당황하지 않고 자연스레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일반인의 경우, 과거 정치교육의 부재로 정치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에게 이를 교육함으로써 하나의 유권자로써 더 잘 알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이번 제 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기간 동안 정치적 관심과 투표 독려 활동을 하며 내가 얻은 것은 시야의 확장과 책임감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많은 활동 속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때로는 감동이 때로는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내가 속했던 곳을 벗어나 거시적인 것들을 살펴보게 되었고 사회를 보는 시야의 폭이 넓어졌다. 한국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를 더욱 깊이, 현실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참 좋았던 것은, 이 사회와 국가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가득한 젊은 우리 세대들을 만나고 이야기하며 우리나라의 더 좋은 미래를 꿈꾸고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앞으로 이런 열정가들의 활동과 활발한 정치교육이 잘 이루어져 점점 더 나은 사회, 더 나은 국가로의 발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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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바지 모델

이하영


청연 2014-06-09 (월) 16:27
정성스런 후기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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